나와 같은 불면증 환자분들에게 혹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 있을까 해서 이 글을 쓴다. 몇날몇일을 불면증에 시달리다 보니 어떻게 지루한 긴 밤을 보낼까 궁라하다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탕을 한 봉지 사다가 시간을 때워 보았다. 알사탕이 한 봉지에 몇 개나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, 밤새 다 먹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. 아니 불과 1시간이 채 안 되어 다 떨어지고 말았다. 알사탕은 빨아 먹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. 먹다 보니 맛있고, 순식간에 깨물어 부숴뜨려 먹어 버리고 만다. 결국 봤던 드라마 또 보고 또보고 하다가 날이 샜다. 그리고 다음 날 잘 깨지지 않는 스카치캔디를 큰 걸로 사다가 먹기 시작했다. |
근데 이번에는 문제가 생겼다. 너무 맛이없다. 한 두개는 그런데로 괜찮은 것 같더니 빨아 먹기만 하다 보니 지루하기도 하고 계속 같은 맛에 싫증이 난다. 그런대로 지루한 밤이 지나긴 했는데, 맛없는 지루한 밤이었다. 그래서 이번에는 사탕을 종류별로 낱개로 따져 2~300여개는 될 만큼 사다가 큰 통에 담아 놓고 밤새 먹으며 시간을 때웠다. |
3~4일 쯤 수 백 개의 사탕을 밤이고 낮이고 먹다 보니 우선 밥 맛이 없어진다. 밥이 맛이 없다. 온통 단 기만 입 안에 가득하여 음식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. 그리고 문제는 이에 이물질들이 잔뜩 끼어 무지 불편하다. 사탕이 녹으면 뭐가 남을까 생각도 해 보지 않았는데, 이 표면으로 어떤 두꺼운 코팅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. 때문에 2~3시간 사탕을 먹다 보면 양치를 해야 한다. 양치를 하지 않으면 무진장 입 안이 답답해진다. 잠 못 자는 것도 답답한데 입 안까지 텁텁해서 자주 양치를 해야하는 불편이 따르게 되어 무척 성가셔진다. 그리고 여기에 더 문제는 나중에는 침 뱉기가 불편해진다. 목에서 계속 거품이 올라와 침을 뱉으면 거품 침이 뱉어진다. 꼭 무슨 폐 관련 환자같은 느낌이 든다. 처음에는 이게 사탕때문이라고 생각을 못했었는데, 가만 생각해 보니 사탕 때문이라는 결론이 났다. 왜냐면, 다른 특별한 걸 먹은 것이 없기때문이다. 뱃 속에 온통 사탕(설탕물)으로 가득 찼다고 생각하니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. 사탕 먹기를 한 달여간 지속... 결국 사탕을 접었다. 아무래도 무슨 병이라도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. 그리고 불면증있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시간을 소비하고 견디는 지 모르겠지만, 선택하기에 가장 쉬운 것이 TV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인데, 여기에도 문제가 많다. 매일같이 드라마 영화만 보다 보니 주워들어 아는 지식과 상식은 많아 지는데,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정신상태로 이어지는 듯한 기분이다. 그리도 또 하나의 문제는 특히 드라마 같은 경우 좋은 주인공과 나쁜 조연이 나와 연기를 펼치는데, 그냥 '연기'라 생각하면 될 것을 그게 안 되고 악역을 하는 조연 때문에 스트레스를 이만저만 받는 것이 아니다. 밤새 스트레스 받다보니 건강에 무지 안좋다. 과다한 스트레스가 질병발생으로 이어지는데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 봤었다. 결국 수 년간 파고 살았던 드라마, 영화를 보지 않기로 했다. 그리고 수 년만에 깊이 궁리를 했다.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.. 그리고 어느 날 잘 아는 분을 만났는데, 그 분이 이런 말을 하신다. “잠을 자려고 하지 말고, 안 자려고 해 보라”고... “자네는 그게 가장 쉬운거잖아?”하면서.. 그 말에 한 가닥 희망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. 지금까지는 잠을 자고 싶어 그리도 힘겨운 마음의 싸움을 해 왔는데, 그런데, 안자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는 ‘노력’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? |